이 드라마 진짜 오래 기억에 남아요.
스포츠 드라마라고 해서 경기 장면 위주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에요. 배드민턴보다 사람이 더 중심인 드라마예요. 서로 다른 사정을 가진 애들이 해남이라는 공간에서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고 뭉클해서 보는 내내 손에서 놓질 못했어요.
드라마 : 라켓 소년단 방영 : 2021.06.14 ~ 2021.08.03 (KBS2 월화드라마 / 총 16부작) OTT : 넷플릭스 장르 : 스포츠 / 성장 / 청소년 / 휴먼

라켓 소년단, 어떤 드라마인가
이 드라마 진짜 오래 기억에 남는다.
스포츠 드라마라고 해서 경기 장면 위주일 줄 알았다. 배드민턴 치는 장면들이 계속 나오는 그런 드라마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다. 이 드라마에서 배드민턴은 수단이고 중심은 사람이다. 서로 다른 사정을 가진 애들이 해남이라는 공간에서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고 뭉클해서 보는 내내 손에서 놓질 못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각자의 이유로 포기 못 하고 버티는 애들이, 서로 부딪히고 삐걱거리다가 결국 같은 방향을 보게 되는 이야기. 근데 그게 이렇게 말하면 뻔하게 들리는데 실제로 보면 전혀 뻔하지 않다. 이 드라마가 성장 서사를 그리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갑자기 달라지거나 극적으로 변하는 캐릭터가 없다. 티도 안 나게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그게 쌓여서 나중엔 전혀 다른 팀이 되어있다. 그 과정을 보는 게 이 드라마의 진짜 재미다.
서울에서 내려온 윤해강, 처음엔 그냥 이방인이었다
윤해강 캐릭터가 처음엔 솔직히 별로다.
서울 배드민턴 명문 학교 출신인데 사고 치고 해남으로 전학 오는 설정이다. 팀에 녹아들 생각도 없고 태도도 차갑고,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보면서 처음엔 이 캐릭터가 왜 이러나 싶었는데, 나중에 보면 그게 다 방어막이었다는 게 드러난다. 잘하는 애가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버텨온 사람이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 앞에 서는 순간이었던 거다.
해남 아이들이랑 부딪히고 같이 훈련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데, 그 변화가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갑자기 따뜻해지는 게 아니라 티도 안 나게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 거다. 그래서 나중에 해강이가 팀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장면이 나왔을 때 더 크게 느껴졌다. 이 애가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서.
해남 아이들은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다
이 부분이 드라마를 보면서 제일 마음에 걸렸다.
백하루, 나우찬, 김서연 다 나름의 사정이 있다. 가정이 어렵거나, 응원해주는 어른이 없거나, 그냥 여기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환경이 달라진다. 배드민턴 하나로 버티고 있는 애들인데, 이 애들이 서울 학교 애들이랑 붙었을 때 나는 실력 차이가 노력 차이가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 같은 시간을 훈련해도 시설이 다르고, 코치가 다르고, 주변의 기대치가 다르다. 그게 괜히 더 마음이 쓰였다.
해남 아이들 각자의 이야기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보는 내내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이겨줬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이 애들이 포기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경기 결과보다 이 애들이 코트를 떠나지 않는 것 자체가 이미 뭔가라는 생각이 드는 드라마였다.
팀이 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처음엔 진짜 따로따로다.
해강이는 서울 출신이라 거리감이 있고, 해남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자기 세계가 있다. 같은 코트에 있다고 팀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서로 부딪히고 오해하고 삐걱거리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같은 방향을 보기 시작하는 순간이 더 의미있게 느껴졌다.
같이 지고 나서 서로 원망하는 대신 다음에 어떻게 할지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아 이제 팀이 됐구나 싶었다. 이기는 것보다 그 장면이 더 기억에 남는다. 패배를 같이 소화하고 그 다음을 같이 생각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는 게, 이 드라마가 말하려는 팀의 의미인 것 같았다.
해남이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
이 드라마 배경이 해남인 게 그냥 배경이 아니다.
넓은 하늘이랑 바다가 계속 나오는데, 서울 배경 드라마에서는 못 느끼는 공기감이 있다. 탁 트인 풍경 안에서 좁은 체육관에 모여 땀 흘리는 애들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더 진하게 느껴졌다. 여기서 꿈 꾼다는 게 대단한 일이라는 게, 배경만으로도 전달됐다.
지방 소도시에서 배드민턴 하나 붙들고 버티는 애들의 이야기가 이 공간이랑 딱 맞아떨어졌다. 서울에서 찍었으면 같은 이야기라도 달랐을 거다. 해남이라는 배경이 이 드라마의 감정을 만들어낸다.
강승윤과의 경기 장면, 이 드라마의 클라이맥스
이 장면 진짜 예상 못 했다.
강승윤이 실제 배드민턴 선수로 등장해서 직접 경기를 하는 장면인데, 드라마 안에서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냥 넘볼 수 없는 존재잖아요. 화면에서 봐온 선수, 이름만 알던 선수가 실제로 같은 코트에 서있는 거니까. 근데 그 코트에 같이 서서 라켓을 드는 거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애들한테 얼마나 큰 의미인지가 느껴졌다. 해강이 표정이 그 장면에서 달라지거든요. 처음 해남에 왔을 때 그 무표정이 아니다. 이 팀이랑 같이 이 순간에 있다는 게 본인한테도 뭔가 됐다는 게 보여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드라마 경기 장면에서 우는 게 처음이었다.
등장인물 한눈에 보기
윤해강 : 서울 명문 학교 출신으로 해남에 전학 온 인물. 처음엔 차갑고 거리감 있지만, 팀과 부딪히며 조금씩 열리는 캐릭터. 그 변화가 이 드라마에서 제일 오래 기억에 남는다.
백하루 : 해남 토박이.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배드민턴 하나로 버티고 있는 아이. 이 캐릭터를 보면서 응원하는 마음이 제일 강했다.
나우찬 : 덩치는 크지만 마음이 여린 캐릭터. 팀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
김서연 : 해남 아이들 중 유일한 여자 선수. 조용하지만 코트 위에서는 누구보다 강하다.
총평
라켓 소년단은 배드민턴 드라마가 아니다.
각자의 이유로 포기 못 하고 버티는 애들이, 서로 부딪히고 삐걱거리다가 결국 하나의 팀이 되는 이야기다. 스포츠 드라마 별로 안 좋아해도 이건 볼 만하다. 다 보고 나서 마음이 따뜻하면서도 뭔가 응원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해남이라는 공간, 강승윤과의 경기 장면, 팀이 되어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다 기억에 남는다. 쉽게 잊히지 않는 드라마다. 오래 두고 생각나는 드라마라는 말이 이 드라마한테 제일 잘 맞는 것 같다.
📌 기본 정보 방영 : KBS2 월화 | 2021.06.14 ~ 2021.08.03 | 16부작 출연 : 탕준상, 김강훈, 오나라, 이재인 OTT : 넷플릭스
총점 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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