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리뷰

스물다섯 스물하나 — 헤어져도 안쪽으로 걷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by goodluck12 2025. 12. 3.

이 드라마 진짜 좋아해요.

해피엔딩이 아닌데도 보고 나서 마음이 따뜻한 드라마가 있잖아요.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딱 그랬어요. 슬픈데 아름답고 헤어졌는데 그 사랑이 진짜였다는 게 느껴지는 드라마예요.

드라마 : 스물다섯 스물하나 방영 : 2022.02.12 ~ 2022.04.03 (tvN 토일드라마 / 총 16부작) OTT : 넷플릭스 장르 : 청춘 로맨스 / 성장

 

스물 다섯 스물 하나 리뷰용 참고 이미지

 

 

스물다섯 스물하나, 어떤 드라마인가

IMF 시대를 배경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예요.

98년 외환위기라는 시대 배경이 이 드라마를 단순한 로맨스와 다르게 만들어요. 꿈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거든요. 희도는 펜싱팀이 해체돼도 펜싱을 계속하려 하고, 이진은 집안이 무너져도 자기 자리를 다시 만들려 해요. 그 시대에 그 나이로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더 짠하고 더 아름다웠어요.

 

펜싱 하나로 전학까지 간 희도

나희도 캐릭터가 좋아요.

펜싱을 하고 싶어서 전학을 가요. 그것도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있는 학교로요. 요즘 말로 하면 완전 덕질이잖아요.ㅋㅋㅋ 근데 그 순수한 열정이 너무 예뻐 보였어요. 하고 싶은 걸 향해 거침없이 가는 모습이 보는 내내 응원하게 만들었어요.

김태리가 희도를 연기하는 방식이 정말 좋았어요. 씩씩한데 여린 데가 있고, 당차 보이는데 무서운 것도 있는 그 모순적인 결을 자연스럽게 잡았어요. 희도가 울 때 같이 울게 되고, 웃을 때 같이 웃게 되거든요. 그게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감정이 쉬지 않는 이유예요.

 

알고 보니 문자하던 사이였다

이 설정 너무 좋았어요.

전학 가서 만난 선수가 사실 문자로 이미 연이 있던 사람이라는 거예요. 모르는 채로 가까워지다가 알게 되는 그 순간이 얼마나 설레는지. 운명처럼 느껴지는 장면이었어요.

처음엔 백이진이 희도를 경쟁자로 보고 까칠하게 대해요. 근데 같이 훈련하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거잖아요. 그 과정이 자연스럽고 설레서 보는 내내 두 사람 사이가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했어요.

남주혁도 이 드라마에서 정말 잘했어요. 차갑게 시작해서 조금씩 열리는 이진의 감정선을 억지스럽지 않게 소화했어요. 이진이 희도를 보는 눈빛이 달라지는 순간들이 말보다 더 크게 전달됐거든요.

 

4살 차이인데 서로를 잘 보듬어 줬다

이 두 사람의 관계가 특별한 게 일방적이지 않아요.

4살 차이인데 이진이 희도한테 일방적으로 기대는 게 아니고 희도도 이진한테 기대는 게 아니에요. 서로가 서로한테 힘이 되어주는 관계예요. 이진이 집안이 어려워지고 꿈을 접고 기자로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 때 희도가 옆에 있었고, 희도가 힘들 때 이진이 곁에 있었어요.

나이 차가 있어도 서로를 동등하게 대하고 아껴주는 모습이 이 커플이 왜 사랑받는지를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이 드라마에서 사랑이 아름다운 건 그 감정의 크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를 대하는 방식 때문이에요.

 

헤어지면서도 안쪽으로 걷게 해준 장면

이 장면 진짜 오래 기억에 남아요.

헤어지는 상황인데 희도를 안쪽으로 걷게 해줘요. 말은 못 해도 마지막까지 챙기는 거잖아요. 사랑이 끝났어도 그 사람을 아끼는 마음은 안 끝난다는 게 이 한 장면에서 다 느껴졌어요.

억지로 잡지도 않고 슬프게 매달리지도 않는데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 가슴 아팠어요. 진짜 어른스러운 이별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이 드라마 제목이 왜 스물다섯 스물하나인지, 이 장면에서 가장 선명하게 느껴졌어요.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었던 것 같아요.

 

기자가 되어 희도의 결혼 발표를 해줬다

이 장면에서 결국 울었어요.

꿈을 접고 기자가 됐는데 그 자리에서 희도의 결혼 소식을 전하게 되는 거예요. 좋아했던 사람의 결혼 발표를 담담하게 해주는 그 장면. 얼마나 복잡한 감정이었을지 생각하면 말이 안 나와요.

근데 그걸 해줄 수 있다는 게 그 사랑이 얼마나 진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미워하거나 잊은 게 아니라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줄 수 있는 거잖아요.

 

딸이 노트를 보면서 시작하는데 백이진 아이가 아니었다

이거 진짜 충격이었어요.

드라마가 희도의 딸이 엄마의 노트를 발견하면서 시작하는 액자식 구성이에요. 보는 내내 당연히 백이진 아이겠지 생각하면서 봤거든요. 그 노트가 이진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근데 아니었어요.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멍했어요. 희도가 이진을 그렇게 사랑했는데 결국 다른 사람이랑 살아가게 됐다는 거잖아요. 이진도 마찬가지고요. 그게 현실이라는 게 드라마인데도 너무 아프게 느껴졌어요.

근데 또 생각해보면 그래서 이 드라마가 더 진짜 같은 것 같아요. 첫사랑이 항상 결말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거. 그 사랑이 진짜였어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게. 슬프지만 그게 어른이 되는 거구나 싶어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등장인물 한눈에 보기

나희도 — 김태리 : 펜싱 선수. 하고 싶은 걸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사람.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 김태리가 없었으면 이 드라마가 이렇게 오래 남지 않았을 것 같다.

백이진 — 남주혁 : 집안이 무너지고 꿈을 접어야 했던 사람. 차가운 척하지만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사랑하는 캐릭터. 헤어지면서도 안쪽으로 걷게 해주는 사람.

고유림 — 보나 : 희도의 라이벌이자 친구. 이 드라마에서 경쟁과 우정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캐릭터. 유림이 없었으면 희도의 성장도 반쪽이었을 것 같다.

문지웅 — 최현욱 : 보나를 좋아함. 주인공 못지않게 감정선이 인상적이었다.

 

다 보고 나서도 한참 — 이 드라마가 남긴 것

다 보고 창을 닫았는데 바로 딴 거 못 틀겠더라고요.

희도랑 이진 생각이 한참 났어요. 해피엔딩이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지 처음엔 이해가 안 됐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알겠어요. 이 드라마가 보여준 건 사랑의 결말이 아니라 사랑의 과정이었거든요. 그 시절에 그 사람이 곁에 있었다는 것, 서로가 서로한테 가장 필요한 사람이었다는 것. 그게 헤어지고 나서도 사라지지 않는 거잖아요. 희도가 이진 덕분에 더 강해졌고, 이진이 희도 덕분에 다시 일어섰어요. 그 사람이 내 삶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사랑도 있다는 걸, 이 드라마가 조용히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슬픈데 따뜻한 거예요.

 
총평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해피엔딩이 아니에요.

근데 이상하게 보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요.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했어도 그 시간들이 서로한테 진심이었다는 게 느껴지니까요. 헤어지고 나서도 서로를 아끼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두 사람을 보면서 사랑이 꼭 함께 있어야만 완성되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오래 기억에 남는 드라마예요. 다시 봐도 똑같이 울 것 같아요.

 

📌 기본 정보 방영 : tvN 토일 | 2022.02.12 ~ 04.03 | 16부작 출연 : 김태리, 남주혁, 보나, 최현욱 OTT : 넷플릭스

 

⭐ 별점 5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