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 보면서 감정이 참 복잡했어요.
설레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응원하다가 속상하기도 하고. 근데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게 다 이 드라마가 그만큼 진짜처럼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아요. 창업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감정적으로 풀어낸 드라마가 또 있을까 싶었어요.
드라마 : 스타트업 방영 : 2020.10.17 ~ 2020.12.06 (tvN 토일드라마 / 총 16부작) OTT : 넷플릭스 장르 : 로맨스 / 창업 / 성장

스타트업, 어떤 드라마인가
꿈을 향해 뛰어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샌드박스를 배경으로,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건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줘요. 창업 드라마지만 창업 지식보다 창업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더 많이 담겨있어요. 그게 이 드라마를 비전공자도 몰입하게 만드는 이유예요.
삼각관계가 있고 로맨스가 있고 성장이 있는데, 다 보고 나면 그 중에서 제일 오래 남는 건 결국 달미가 쓰러지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는 거예요. 그 사람의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중심이에요.
서달미라는 캐릭터가 좋았던 이유
달미가 처음부터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스펙도 없고 학벌도 없고 그냥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덤비는 캐릭터예요. 근데 그게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 창업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부족한 채로 뛰어들어서 부딪히면서 커가는 이야기니까요.
달미가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장면들이 드라마 내내 반복되는데, 그게 지루하지 않았어요. 매번 다른 이유로 무너지고 매번 다른 방식으로 버티거든요. 그 과정이 보는 내내 응원하게 만들었어요.
배수지가 달미를 연기하는 방식도 좋았어요. 억척스러운 척하는데 속은 여린 그 결을 과하지 않게 잡아냈어요. 달미가 무너지는 장면들에서 같이 마음이 무거워졌던 건 배수지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남도산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 그게 제일 좋았다
솔직히 남도산이랑 달미가 서로 성장하는 과정은 정말 좋았어요.
도산이 처음엔 천재인데 자신감이 없는 캐릭터예요. 달미는 자신감은 있는데 실력이 부족하고요. 이 두 사람이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주면서 같이 커가는 게 너무 예쁘게 그려졌어요. 같이 밤새워 개발하고 같이 발표 망하고 같이 다시 시작하는 그 과정들이요.
연애도 그 성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났어요. 뭔가를 같이 이루어가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방식이어서 설레면서도 든든했어요. 이 두 사람이 함께하는 장면들은 보는 내내 따뜻했어요.
근데 저는 선호님 파라서요 ㅋㅋㅋ 도산이랑 달미 잘 되는 거 보면서도 마음 한켠이 계속 쓰렸어요.
한지평,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마음에 걸렸냐면
한지평 캐릭터가 진짜예요.
처음엔 그냥 재벌 2세 느낌인데, 알고 보면 그게 다가 아니에요. 달미를 오래전부터 좋아했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화려하지 않고 묵묵해요. 옆에 있어주는 방식으로, 뒤에서 챙겨주는 방식으로요.
달미가 힘들 때 한지평이 옆에 있는 장면들을 보면 이 사람이 달미한테 얼마나 안전한 존재인지가 느껴져요. 도산이랑 있을 때의 달미가 설레고 불안하고 뜨겁다면, 지평이랑 있을 때의 달미는 편안하고 따뜻하고 안정적이에요. 그 차이가 보이면서 저는 계속 지평이 쪽에 마음이 갔어요.
김선호가 이 드라마로 크게 뜬 이유가 있어요. 서브 남주인데 주인공보다 서사가 더 풍부하고, 그 서사를 김선호가 너무 잘 소화했거든요. 지평이 달미를 보는 눈빛, 뒤에서 챙겨주면서도 표현 못 하는 그 감정들이 말 없이 전달됐어요.
창업 과정이 현실적으로 그려진 게 좋았다
이 드라마가 그냥 로맨스로만 흘러가지 않아서 좋았어요.
샌드박스라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서 팀을 꾸리고, 투자 받으려고 발표하고, 실패하고 피벗하고, 팀원이랑 갈등 생기고. 이 과정들이 꽤 디테일하게 나와요. 창업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관계 맺고 부딪히는지가 잘 담겨있어요.
달미가 처음엔 아이디어도 없고 기술도 없는데 열정 하나로 뛰어들었다가, 나중엔 진짜 대표로 성장하는 걸 보면서 뭔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드라마 보고 이런 기분 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싶었어요.
결말에서 한지평이 선택받지 못한 것, 아직도 아쉽다
달미가 도산을 선택하는 결말이에요.
드라마 전개상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는 건 알아요. 같이 성장하고 같이 꿈 꾼 사람이니까요. 근데 저는 한지평이 달미한테 더 잘 맞는 사람이었을 것 같아서 아직도 아쉬워요.
지평이는 달미가 흔들릴 때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에요. 달미의 꿈을 응원하면서도 달미가 쓰러지지 않게 옆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이고요. 창업이라는 게 얼마나 힘든 길인지 생각하면, 그 옆에 지평이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달미가 더 단단하게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게 제 결말이에요 ㅋㅋㅋ 드라마는 달미가 도산을 선택했지만 저는 끝까지 지평이 편이에요.
다 보고 나서도 한참 — 이 드라마가 남긴 것
다 보고 창을 닫았는데 한동안 달미 생각이 났어요.
이 드라마가 오래 남는 건 할머니 대사 때문인 것 같아요. 달미야, 넌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잖아. 천천히 기다리면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필 거야.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 마. 달미한테 해준 말인데 드라마 보는 내내 그 말이 달미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아서 괜히 울컥했어요. 뭔가 조급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이 대사가 생각나서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드라마가 끝나도 그 말이 남아있는 게 이 드라마가 진짜라는 증거인 것 같아요.
등장인물 한눈에 보기
서달미 — 배수지 : 고졸에 스펙 없지만 열정 하나로 창업에 뛰어든 인물. 완벽하지 않아서 더 응원하게 되는 캐릭터. 이 드라마의 중심.
남도산 — 남주혁 : 천재 개발자인데 자신감이 없는 사람. 달미와 함께 성장하면서 진짜 팀의 리더가 되어가는 과정이 예쁘다.
한지평 — 김선호 : 서브 남주인데 서사가 주인공보다 풍부한 캐릭터. 이 드라마로 김선호가 크게 뜬 이유가 있다. 저는 지평이 편이에요.
원인재 — 강한나 : 달미의 언니이자 경쟁자. 두 사람의 관계가 이 드라마에서 로맨스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
총평
스타트업은 창업 드라마이면서 동시에 성장 드라마예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자기 이름을 건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의지하고 때로는 상처 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지를 따뜻하게 담아낸 드라마예요. 로맨스도 좋고 성장 스토리도 좋고 창업 과정도 볼 만해요.
다만 저는 끝까지 한지평 파였기 때문에 결말에서 마음이 좀 남아있어요. 지평이가 달미 옆에서 든든하게 함께하는 엔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도 가끔 생각해요.
📌 기본 정보 방영 : tvN 토일 | 2020.10.17 ~ 12.06 | 16부작 출연 : 배수지, 남주혁, 김선호, 강한나 OTT : 넷플릭스
⭐ 별점 4.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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