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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이번 생은 처음이라 — 김장하다가 고백하는 드라마가 또 있을까

by goodluck12 2025. 11. 29.

정소민이 나온다길래 봤어요.

근데 보다 보니까 이민기님이 더 눈에 들어오는 드라마였어요. 처음엔 이 두 사람이 어떻게 엮이는지도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이 조합이 너무 좋은 거예요.

드라마 :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방영 : 2017.10.09 ~ 2017.11.28 (tvN 월화드라마 / 총 16부작) OTT : 넷플릭스 장르 : 로맨스 코미디 / 힐링

이번 생은 처음이랑 리뷰용 이미지(주인공들의 관심사)

 

이번 생은 처음이라, 어떤 드라마인가

하우스푸어 집주인과 집 없는 보조작가가 어쩌다 한집에 살게 되는 이야기예요.

설정 자체가 좀 웃겨요. 서로 이름만 보고 동성인 줄 알고 룸메이트 계약을 했다가 만나보니 이성이었던 거거든요. 근데 둘 다 사정이 있어서 그냥 살게 되고, 그러다 계약결혼까지 하게 되는 흐름이에요.

황당한 설정인 것 같지만 보다 보면 이상하게 현실적이에요. 집값 때문에, 월세 때문에, 각자의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협하게 되는 그 상황이 지금 우리 얘기처럼 느껴지거든요. 로맨스 드라마인데 집 걱정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예요.

 

어떻게 같이 살게 됐냐면

계기가 좀 현실적이에요.

거창하게 운명적으로 만난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같이 살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거거든요. 처음엔 서로 낯선 사람이니까 어색하죠. 성격도 다르고 생활 방식도 달라서 부딪히는 부분도 있고요.

근데 그게 오히려 현실감이 있어서 좋았어요. 완벽한 두 사람이 처음부터 잘 맞는 게 아니라 안 맞는 걸 알면서도 같이 있게 되는 그 과정이요.

세희는 집 대출을 2048년까지 갚아야 하는 사람이고, 지호는 보증금 없이 살 집이 없는 사람이에요. 로맨스의 시작이 감정이 아니라 생존인 거예요. 그게 이 드라마를 다른 로맨스들이랑 다르게 만드는 첫 번째 이유예요.

 

고양이 때문에 스며들었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좋았던 설정이 이거예요.

두 사람의 공통점이 고양이라는 거. 세희가 키우는 고양이를 지호가 좋아하게 되면서 둘 사이가 조금씩 좁혀지거든요.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게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둘을 가까워지게 만들어요.

드라마틱한 사건이 아니라 그냥 일상의 작은 순간들로 가까워지는 거라서 더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고양이 옆에서 같이 있다 보니 어색함이 조금씩 녹는 그 느낌. 이 드라마가 잔잔한 이유가 바로 이런 장치들 덕분이에요.

 

김장하다가 바다 보면서 고백하는 장면

솔직히 이 장면 때문에 이 드라마 기억에 남아요.

이민기님이 정소민님 집에 김장 도와주러 가는 장면이에요. 김장이라는 게 보통 가족이 같이 하는 거잖아요. 근데 그 공간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는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뭔가 달라진 거 아닌가 싶었는데.

밖에 나가서 바다 보면서 마음을 고백하는데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분위기 잡으려고 억지로 만든 장면이 아니라 그냥 그 순간이 고백을 하게 만든 것 같은 느낌. 뽀뽀 장면도 꾸밈없이 예뻐서 보는 내내 심장이 쿵 했어요.

김장이라는 일상적인 배경에서 고백이 나온다는 게 이 드라마가 왜 좋은지를 딱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설레는 걸 설레게 포장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일상 속에 조용히 숨겨놓는 거예요.

 

주인공만 좋은 드라마가 아니에요

보통 드라마 보면 주인공 커플만 챙기게 되는데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주변 인물들 이야기도 꽤 좋았어요.

수지(이솜)는 대기업 다니다가 속옷 스타트업 대표가 되는 인물인데, 이 캐릭터 서사가 주인공 못지않게 인상적이에요.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의 이야기거든요. 보면서 자꾸 이 사람 응원하게 됐어요.

호랑(김가은)도 좋았어요. 각자의 사정이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들이 주인공 얘기만큼 공감이 됐어요. 한 커플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여러 형태의 관계를 같이 보여주니까 더 풍성하게 느껴졌고요.

오해가 생겨서 멀어지는 구간도 있는데 그게 억지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더 조마조마하게 봤어요. 빨리 풀려라 하면서요.

 

등장인물 한눈에 보기

남세희 — 이민기 : 하우스푸어 앱 개발자. 사람한테도 세상한테도 관심 없이 살던 사람인데, 지호가 들어오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담담하게 마음이 열리는 과정이 이 캐릭터의 매력.

윤지호 — 정소민 : 집 없는 드라마 보조작가. 꿈을 향해 열심히 사는데 현실은 팍팍한 사람. 속으로 하는 말이 많은 캐릭터인데 정소민의 내레이션이 그걸 완벽하게 살렸다.

우수지 — 이솜 : 지호의 친구. 대기업 대리에서 속옷 스타트업 대표가 되는 인물. 자기 삶을 직접 선택하는 모습이 주인공만큼 인상적이었다.

양호랑 — 김가은 : 지호의 또 다른 친구. 세 친구의 케미가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

 

다 보고 나서도 한참 — 이 드라마가 남긴 것

다 보고 창을 닫았는데 바로 딴 거 못 틀겠더라고요.

세희랑 지호 생각이 한참 났어요. 거창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오래 남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이 드라마가 사랑을 특별한 감정으로 포장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집 걱정하고 월세 걱정하면서도 옆에 있는 사람이 생기고, 같이 밥 먹고 고양이 보면서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 그 과정. 그게 너무 우리 얘기 같았거든요.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사랑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서로한테 스며드는 이야기. 그래서 드라마가 끝나도 오래 곁에 있는 느낌이에요.

 

 

총평

해피엔딩이에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좋아요.

근데 단순히 잘 됐다가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충분히 담겨있어서 결말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억지로 맞춰가는 게 아니라 진짜로 마음이 맞아가는 느낌.

자극적인 걸 원하는 분들한텐 좀 잔잔할 수 있어요. 근데 그 잔잔함이 좋은 사람들한텐 딱이에요. 김장하다가 고백하는 드라마가 또 있을까요. 이 장면 하나로 이미 볼 가치 충분해요.

 

📌 기본 정보 방영 : tvN 월화 | 2017.10.09 ~ 11.28 | 16부작 출연 : 이민기, 정소민, 이솜, 김가은 OTT : 넷플릭스

 

⭐ 별점 4.5 / 5